더함양신문

51. 신선들이 걸음을 멈춘 선담의 푸른 물빛

조현술 논설위원
(군북면 출신/ 교육학박사, 경남문인협회 회장 역임)

 

 

선담은 배(-)를 닮은 담소(작은 연못)라는 뜻이지요. 이 담소의 생김새가 마치 배와 같이 생겼다하여 배소라고 하는 데 이를 한자 뜻으로 선담이라고 불러요. 이 선담은 신계사 절터에서 조그마한 굽이돌이를 돌아서면 나오는데 구룡연의 많은 담소 중에서 첫 번째 담소이라고 해요.

동해 우산국(울릉도)은 평화로운 나라였어요. 사방을 둘러보아도 긴 빨랫줄 같은 수평선만이 잠잠이 가물거리고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 물새들 그리고 파도소리가 들리는 곳이지요. 더구나 밤이 되면 까만 하늘에 파도소리에 따라 별들이 하나 둘 눈을 뜨면 하늘의 노래가 가만가만 내려앉는 것 같이 평화로운 곳이지요.

그 동해에 세 시선이 살았어요. 첫째 신선이 신선이고, 둘째 신선이 신선이며, 셋째 신선이 신선이라고 불러요.

그런데 세 시선이 요즘 와서 옥신각신 다툼이 많아요. 금 시선이 말만 나오면 두 신선에게 금강산에 봄 구경 가자고 억지를 쓰며 조르고 있어요.

, 금 신선은 이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금강산을 꼭 가보고 싶어. 어젯밤에는 별들에게 물어보았다. 금강산이 요즘 어떻게 변했느냐고.”
두 시선은 그런 금 신선의 말을 듣고도 시큰둥한 표정으로 들은 체 만 체 했어요.

금 시선은 이제 두 시선에게 억지를 부려보았어요.

두 신선이 가기 싫으면 나 혼자라도 갈래.”

이에 둘째 봉 신선이 시부지기 나서며 흘러가는 말처럼 한 마디 했어요.

꼭 그렇게 가고 싶다면 생각해보지.”

셋째 풍 신선도 둘째 신선의 말을 거들었어요.

세 신선은 머언 수평선을 바라보고 한참 동안 금강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봄철의 금강산을 구경을 가기로 합의를 보았어요.

세 신선은 바다에서 작은 배를 타고 금강산으로 출발했어요. 금강산이 가까워지자, 신선들의 가슴이 설레이었어요.

그들이 금강산 입구로 들어가는 강가에 닿았어요. 이제 강줄기를 따라 작은 배를 타고 금강산 깊숙이 들어가기 위해 천천히 노를 저었어요.

작은 배가 신계사 절 아래쪽 길목에 돌자, 금강산 봄경치가 세 신선을 눈을 낚시 바늘처럼 낚아챘어요. 셋째 풍 신선이 화들짝 놀라며 고함을 질렀어요.

여기가 땅 위의 나라 맞아요.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운 산, 고운 물빛이 어디 있단 말이오.“

둘째 봉 시선이 주변 경치에 눈이 휘둥그래져 어쩔 줄을 모르다가 배를 강가 한쪽으로 몰고 가 커다란 바위 옆에 세웠어요. 봉 신선은 배에서 토끼처럼 훌쩍 가볍게 뛰어 내리더니 나룻배를 튼튼한 밧줄로 바위틈에 단단히 묶어놓았어요.

, 모두 내려라. 산수가 아름답고 새들이 저렇게 지줄대며 노래하고 있는데 어떻게 배를 타고 가니, 아름다운 이 길을 걸어가자.”

세 신선의 눈이 반짝거리며 금강산의 봄 경치에 눈이 홀렸어요. 금 신선은 이제 두 시선 앞에서 자신이 생겨 이곳 저곳을 설명했어요.

저곳이 신계사로 들어가는 곳이지요.”

아니? 금 신선은 어떻게 신계사까지 알고 있소.”

나는 금강산을 너무 좋아해서 우산국에 있을 적에 금강산 이야기가 나오면 적어두다시피 하고 외웠지.”

신선과 시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이 그렇게 금강산 구경을 가자고 조르던 이유를 알 것 같았어요.

그때, 봉 신선이 눈을 크게 뜨고 금 시선을 바라보고 외치듯이 고함을 질렀어요.

금 신선! 저 뽀족한 봉우리가 무엇이오. ! 정말 멋있다.”

? 그 봉우리? 그것은 세존봉이라는 거요. 외금강이 뽀족한 산악봉우리 중에 대표적인 봉우리이지요. 저 봉우리는 비로봉에서 시작하여 내려오는 산줄기랍니다.”

우와! 금 신선은 금강산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세 신선은 골짜기를 따라 걸어 올라가면서 우산국 바다 나라 동해에서 보지 못하던 신기한 풀꽃들, 나무들을 보고, 지저귀는 새들도 보았어요, 더구나 그들이 걷는 강 길가의 물은 푸른 옥을 갈아 놓은 것처럼 맑아서 금방이라도 풍덩 뛰어들고 싶었어요.

세 시선은 주변의 경치가 너무 좋아서 잠시도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풍 신선이 금 신선에게 은근한 말투로 물었어요.

금 신선, 우리가 이왕 금강산 나온 김에 어느 곳에 가면 한 눈에 금강산을 다 볼 수 있는 곳이 있나요?”

크으- 내가 금강산 구경 가자고 할 때는 들은 척도 않더니만 ㅋ ㅋ ㅋ ㅋ ㅋ

그 때는 우산국을 떠나면 죽는 줄 알았지유. ㅎ ㅎ ㅎ

금 시선은 하늘을 찌를 듯한 뽀족한 세존봉을 바라보면서 말했어요.

금강산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모르지요. 하늘을 날아다니는 매가 되어 공중에서 이곳저곳을 본다면 몰라도.... .”

그래도 높은 봉우리가 있지 않을까요?”

그렇지요. 금강산에서 5대 전망대가 있어요. 이곳에 가면 비교적 부분적이지만 금강산을 고루 볼 수 있지요. 그 첫째가 비로봉이고요. 그 다음이 채하봉, 백마봉, 천선대가 있지요. 끝으로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저 세존봉이지요. 이 다섯 봉우리를 금강산의 5대 전망대라고 하지요.”

금 신선의 입에서 금강산 ‘5대 전망대소리가 나오자, 봉 신선과 풍 시선이 눈을 번쩍 떴어요. 두 시선이 합창이라도 하듯이 외쳤어요.

! 금강산 5대 전망대?”

두 시선은 단박에 금 신선에게 달라붙어 어린아이처럼 졸라대었어요.

에이- 금 신선, 우리 우산국에서 이렇게 나오기도 어려운데 금강산 5대 전망에 올라 구경을 다하고 가는 것이 어때요?”

? 금강산 구경 가자고 조를 적에는 눈도 깜박하지 않더니만? 그런데 사실 5대 전망대를 걸어 올라가서 다 돌아본다면 아마도 세월이 아주 많이 흐를 것인데요.”

그래도 좋아요. 우리는 신선인데 무엇이 겁이 나요. 우리 신선이 일 년이 속세 사람들의 100년과 같지 않소.”

그렇지요. 우리 신선들의 1년이 속세 사람들의 100년지요.”

세 시선은 5대 전망대를 돌아보며 구경하기로 합의를 보았어요.

한 편으로 금 신선은 은근히 걱정이 되었어요. 동해 우산국을 떠나 온지 벌써 며칠이 지났어요. 혹시라도 다시 동해 우산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하는 막연한 걱정이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다음날부터 세 신선은 금강산 5대 전망대 비로봉, 채하봉, 백마봉, 천선대 그리고 세존봉을 차례로 돌아보기로 했어요.

첫 봉우리인 비로봉에 오르기고 하겠습니다. ”

세 신선은 비로봉을 오르면서 땀을 뻘뻘 흘렸어요. 바위산이라서 험하기도 하였지만 경사가 급하여 한 발 한 발 오르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어요.

비로봉 중턱에 다다랐을 때였어요.

앞서 가던 금 신선이 감탄을 하며 소리 질렀어요.

요 앞 언덕을 보세요. 금강산 산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네요. 금강초롱꽃, 솔잎백합화, 수선국, 철쭉, 고사리들이 환하게 웃으며 우리를 맞네요.”

금 신선을 뒤 따라온 봉 신선, 풍 신선은 비로봉 언덕의 산꽃을 보고 그 황홀함에 정신을 잃고 숨만 쉬고 있었어요. 봉 시선은 흐드러지게 핀 산꽃을 보고 참을 수 없었던지 산꽃 속으로 들어가 산꽃에 얼굴을 부비며 산꽃 향기에 취해 두 손을 나비처럼 펄렁펄렁 거렸어요.

그때, 풍 신선이 보라색, 노란색, 빨간색으로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산꽃을 보고 큰소리로 외쳤어요.

우리 그냥 이곳 비로봉에 살자.”

금 시선이 풍 신선의 말을 듣고 벙긋이 웃었어요.

그들은 산꽃 언덕을 아쉬운 듯 뒤로하고 땀을 흘리며 비로봉 꼭대기로 올라갔어요. 땀을 뻘뻘 흘리며 비로봉 상봉에 오른 세 신선은 가슴을 가만히 열어 그 경치를 마음 속에 담고 싶었어요. 그들의 마음속에는 꼭 같은 소망이 꼬물거렸어요.

! 정말로 비로봉에 나무, 산꽃, 산새가 되어 살고 싶다.”

세 신선들은 바위 위의 토굴 안에서 나무 아래서 잠을 자고 약수터에서 물을 마시며 금강산 5대 전망대를 돌아다니며 구경을 계속했어요.

그런 구경을 하면서도 금 신선은 불안했어요. 세월이 많이 흘러가고 있는데 신계사 앞 강가에 매어둔 작은 배가 아직도 있는지 불안했어요. 그 작은 배가 없으면 우산국으로 돌아갈 수가 없거든요.

다음은 세 신선들이 채화봉 전망대로 갔어요. 신선들은 며칠을 걸었는지 모르게 그 험한 산길을 계속 걸었어요.

세 신선이 고생 끝에 채화봉 전망대에 올라보니, 외금감의 경치가 한 눈에 들어왔어요. 더구나 채화봉은 용감한 장수들이 우뚝우뚝 우람하게 서 있는 것 같았어요.

세 신선은 선녀처름 섬세하게 다듬어지고 수려한 천선대 바위 전망대를 보면서도 눈을 크게 뜨고 그 아름다운 경치를 눈 속에 담아가고 싶어 했어요.

백마봉에 올라서는 세 시선이 노루처럼 껑충껑충 뛰었어요. 말의 등처럼 부드럽게 곡선을 이룬 산등선이가 온통 철쭉꽃으로 붉게 타고 있었어요. 그 길고 긴 산등선이가 붉게 타는 철쭉으로 덥혀 있는 모습이 연분홍 비단을 펼쳐놓은 것 같았어요. 그 위로 고운 음악이 살며시 날개를 달고 흐르는 것 같았어요.

하얀 구름 속에 둥실 떠 있는 예리한 세존봉은 그림 속에 서 있는 것 같았어요. 세 신선은 꿈속에서 손을 허우적이듯이 백마봉의 철쭉에 정신이 팔려 있었어요.

백마봉 산등성이 전체가 철쭉으로 붉게 타는 황홀한 경치를 보고 금 시선이 한 편의 시를 읖었어요.

 

동명에는 진주성이요

남명에는 진주성이라

온 바다를 다 다니며

산천구경 하였지만

이렇게 좋은데 어데 있으랴

치어다보면 천봉만악

굽어보면 녹음방초

 

금 시선이 한 편의 시를 읊자 봉 신선과 풍 신선도 시상을 다듬는지 조용히 눈을 감았어요. 두 신선의 머릿속으로 백마봉의 철쭉이 한 폭의 그림으로 그려지는 것 같았어요.

금 시선은 그런 두 신선을 보고 우산국으로 돌아갈 걱정을 했어요. 금 신선이 걱정스런 얼굴을 두 시선에게 말을 조심스럽게 꺼내었어요.

우리들 우산국으로 언제 돌아가려고 그러오.”

금 신선의 말을 듣고 봉 시선과 풍 신선이 꿈속에 깨어난 듯이 깜짝 놀라서 어리둥절했어요.

그렇구나. 금 신선, 어떻게 해야 되요.”

우리가 처음 내린 신계사 강가 바위틈으로 가야지요.”

신선들이 금강산 5대 전망대를 돌아보는 동안 많은 날이 지나갔어요.

세 신선은 금강산의 아름다운 경치가 너무도 아쉬웠지만 천천히 동해로 돌아갈 준비를 했어요. 처음 걸어왔던 길을 찾아 신계사 앞 강가로 내려갔어요.

세 신선이 그들이 작은 배에서 처음 내렸던 강가 바위틈으로 갔어요. 봉 신선이 처음 내려 매어둔 배를 찾았어요.

어엇? 배는 없고 그 자리에 배 닮은 담소가 생겼네.”

어허, 우리가 금강산을 구경하면서 세월이 얼마나 많이 흘렀겠소. 그 배가 주인을 기다리다가 바위로 굳어져 작은 담소가 되었구려.”

세 신선은 서로 눈을 마주 바라보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어요. 그때 금 신선이 나서며 말했어요.

우리 어차피 우산국으로 돌아갈 수 없구려. 자기가 원하는 5 전망대 중에서 가장 좋은 곳에서 살도록 합시다.”

세 시선은 약속이라고 한 것처럼 비로봉을 향해 걸음을 옮겼어요.

세 신선이 배를 매어 두었는데 긴 세월이 흘러 배가 바위로 굳어져 바위 소(작은 연못)가 되어 지금의 선담(배소)이 되었다고 해요.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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