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불법은 묵인을 먹고 자란다

황진원(논설위원)

군북출신/전 장유초 교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가 의사 국시에 최종 합격한 것을 두고 말이 많다. 의사는 국민의 건강을 지켜주고 질병을 치료해 주는 직업인이다. 그래서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에서부터 무척 까다롭고 복잡한 과정을 통해 한 사람의 인재, 의사가 배출된다. 의사가 되면 사회적인 존경을 받으면서 경제적인 부를 보장받을 수 있어 모든 국민은 그 직업을 부러워한다. 따라서 의사가 된다는 것은 모두가 축하해 줘야 할 일이다. 그러나 조민 씨는 그 어려운 의사 국시까지 통과했지만 남의 비난을 받고 있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서울 중앙지법은 작년 1223일 조민 씨의 어머니 정경심 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 원, 추징금 13894만 원을 선고했다.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불법 투자 등 15가지 혐의로 기소되어, 입시 비리 관련 7개 항목은 모두 유죄로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경심 씨가 7가지 허위ㆍ조작 스펙을 딸 조민 씨의 입시에 활용해 서울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일부는 조국 부부가 같이 위조한 것도 있다. 가짜 증명서로 입학을 해서 의학전문 대학원 전 과정을 수료하고 의사 국시에 최종 합격하여, 지난 24일에는 어느 병원의 인턴 전형에도 합격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7가지의 허위 서류를 만드는 기술도 놀랍고 과감하게 대학에 가짜 서류를 제출하는 간담도 보통 사람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것도 지인을 통해 부탁해서 서류를 만들고 서로 품앗이도 했다. 가족끼리도 한 사람만 그건 불법이다라고 주장해도 불가능한 일이다. 이 문제는 2019년에 불거졌다. 그동안 딸 조민 씨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 그 끊임없는 여론의 화살을 무릅쓰고 의사 국시의 목표로 매진한 모양이다. 그리고 이젠 인턴까지 와있다. 항의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국민의 힘 청년 자치기구 청년의 힘 대표단이 부산대를 항의 방문해 조민 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를 촉구했다. 학부모로 구성된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조민의 입시 비리를 특별 감사해 의전원 입학을 취소할 것을 부산대에 요청하라는 청구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과거 최순실 딸 정유라 씨는 교육부가 감사 요원 12명을 투입해 이화여대 특별감사를 했다그 전례를 지켜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야당인 국민의 힘도 부산대를 항의 방문하여 부산대가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조민의 입학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의료계도 반발한다. 의료계 일각에선 의사 가운을 찢고 싶다고 항의가 쏟아진다. 전국 각 대학 교수모임인 전교모는 조민은 입시 부정의 주범으로서 적극적으로 행동했다는 사실이 자세히 기록돼있다고 지적하면서 조민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상과 같은 빗발치는 항의에도 부산대의 대답은 일관된 태도다.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 학칙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부는 재판을 진행 중이라 어려움은 있지만 여러 가지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답답한 일이다. 먼저 부산대에 한마디 하고 싶다. 지금의 대학 입시는 지필 시험에만 의존하던 옛날과 달라 무수한 스펙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부산대에서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야 학칙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된다고 하는데 그러면 허위로 제출한 서류는 모두 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대학 당국에서는 가짜 서류의 제출을 검증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의문이 생긴다. 조민의 관계 서류 제출이 언제 이야긴데 그때 허위서류를 발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잘못의 인식은커녕 법원의 최종 판결에 의존한다는 것은 책임 회피다. 지금 법원에서는 정경심의 재판이지 조민의 재판이 아니다. 조민은 부산대의 학칙에 따라 잘잘못을 가려 학칙대로 처리하면 된다고 본다. 이런 모호하고 어정쩡한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지금도 가짜 서류를 제출하는 자가 있을지 모른다. 일벌백계(一罰百戒)로 허위 서류를 가려내는 분명한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 조국 가족과 같은 사람이 또 나타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을 것이다.

교육부도 아쉽다. 지금까지의 부산대 조민 사건만 봐도 가짜 서류 제출이 통한다는 느낌이 든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말이 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어느 술자리에서 윤석렬 총장에게 표창장은 강남에서 돈 몇 십만 원 주고 다 사는 건데 그걸 왜 수사하느냐고 했다. 이것이 지금 법무부 차관의 말이라는 것도 놀랍지만 강남 사람들이 한마디 할만한데 말이 없는 것도 신기하다. 물론 그 말을 다 믿지는 않는다. 그러나 만에 하나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것도 작은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교육부에서는 부산대는 물론 전국 대학의 부정입학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래야 허위 스펙을 막을 수 있다. ‘불법은 묵인을 먹고 자란다고 하지 않는가.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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