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내 고향을 생각한다

안화수(논설위원)

대산면 출신/마산문인협회장/현 마산공고 교사

 

 

 
 

고향 없는 사람이 있을까? 고향을 잃은 사람은 있어도 고향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부모가 있기에 자신이 존재하듯 누구나 태어난 곳은 있기 마련이다. 내 고향은 함안군 대산면 서촌이다.

한 사람의 인격체는 고향에서부터 형성되는 것 같다. 처음 대하는 사물이나 환경은 생소하여 쉽게 적응되지 않고 서먹서먹하다. 하지만 오랜 기간 접하다 보면 낯익어 정이 들게 마련이다. 그런데 고향은 본디 정이 생겨 언제 대하더라도 마음 편안하다.

고향으로 가는 길은 정겹고 푸근하다. 길옆 나무들을 비롯하여 들판의 논과 밭이 마음을 안온하게 한다. 눈을 감고 걷는다고 해도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눈에 익었다. 도로의 노면 상태와 곡선의 기울기도 헤아릴 수 있다. 중학 시절, 학교까지 4킬로미터가 되는 길을 통학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닌 날이 많았지만 궂은 날은 동네 친구들과 왕복 8킬로미터를 걸어 다녔다. 그 덕에 체력이 좋아진 건 물론이고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사색하는 힘이 길러졌다고 믿는다.

고향을 등질 때와 돌아오는 것에 대한 어휘가 여럿이다. 고향을 떠나면 이향(離鄕), 본의 아니게 잃으면 실향(失鄕)이라고 한다. 고향으로 돌아온 마음이 저절로 생겼다면 귀향(歸鄕), 의도하지 않았는데 돌아가게 되면 낙향(落鄕)이란다. 고향에 머무는 사람에 대하여는 네 부류로 말할 수 있다. 처음부터 고향에 눌러앉아 생활한 사람, 스스로 귀향하는 사람, 어쩔 수 없이 낙향하는 사람, 고향을 떠나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 등이다. 고향을 대하는 여러분의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이렇듯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의 어휘로 나뉘어 쓰이는 것은 고향에 대한 우리의 심성을 잘 알 수 있으며, 언어에 반영된 사회·문화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영어로 ‘rice’를 우리는 , , , 등으로 세분해서 쓴다. 이는 우리 민족이 전통적으로 쌀을 주식으로 하는 농업 위주의 문화를 형성하였기 때문이다. 반대로 우리는 를 말할 때 그냥 황소, 암소, 송아지정도로 나누는 데 비해 목축 문화가 큰 비중을 차지하던 영어권에서는 ‘ox(집에서 기르는 소), cattle(총칭으로서의 소), cow(암소), bull(황소), calf(한 살이 안 된 송아지), steer(새끼를 낳지 않은 3세 이하의 소)’ 등으로 구분해서 사용한다. 수많은 가축을 기르고 있어 그에 관한 용어가 발달한 것이라 하겠다.

고향을 생각하자.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자. 삶이 힘들고 지루할수록 고향을 그리워하는 빈도가 높다고 한다. 고향은 어릴 적 동심이 깃든 곳으로 순수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고향의 하늘은 높고 맑다. 고향에 흐르는 강물은 푸르고 맑다. 고향은 하늘과 물은 사회생활에 지친 심신의 피로를 녹일 수 있으리라.

고향을 떠나 있는 사람들이 돌아오게 하려면 고향이 그들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보면, 귀향하는 사람들의 자녀들이 고향에서도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학교 내의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에 부족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다든가 도시처럼 학원에 가지 않고도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시는 좋고 농··어촌은 나쁜가? 제각각 삶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분명 정부의 책임이 있다. 물론 도시에는 교통 편의를 비롯하여 생활 기반이 비교적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시골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도시 집값의 상승 폭이 그들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 허탈한 마음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고 전 국민이 도시에 살 수 없는 일. 자기 고향을 풍요롭게 하는 방법을 찾자. 지방 자치 단체의 장과 공무원, 그리고 주민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을 때 그곳은 발전하게 될 것이다.

창원시 내서읍 호계리와 경계를 이루는 지점인 함안군 칠원읍 예곡리 사이에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단지 행정의 편의를 위하여 나누었을 뿐 별다른 의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굳이 도시에서 살기를 고집할 필요가 있겠는가? 도시와 시골이 동전의 양면 같았으면 좋겠다.

수구초심(首丘初心),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바르게 하고 죽는다는 말로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비유한다. 고향에서 중학을 마치고 창원에 유학하여 이곳에서 직장 생활을 한 지 반세기가 되었다. 나는 지금이라도 돌아갈 고향이 있어 행복하다. 내가 가진 이 행복한 마음의 빚을 어떻게 갚을까. 내가 태어나 자란 곳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귀향하여 좋은 이웃이 되어야겠다. 당장 큰일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마을의 힘든 일을 함께 해결하는 것이다.

이제는 고향이 그립다. 인정이 넘치는 고향, 언제나 어머니의 품 같은 고향으로 돌아가련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세밑에 내 고향 함안을 생각한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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