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특색 있는 한자어 탐색

황진원(논설위원)

군북출신/전 장유초 교장

 

 

닭장에는 닭이 있다. 새장에는 새가 있고 옷장에는 옷이 있다. 이렇게 보면 모기장에는 모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기장 안에는 사람이 있다. 닭장, 새장, 옷장의 장롱 장()’이고 모기장의 장막 장()’이다. 이처럼 생활에서 예사로 쓰고 있는 우리말도 한자와 관련지어 자세히 보면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

얼마 전 경남 도민일보에서 우리말 같은 한자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필자도 이런 부분에 관심이 있어 평소 관련 한자어를 발견 할 때마다 메모를 즐겨 해 두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신문에서 제시한 내용과 필자의 연구로 메모를 해 둔 내용이 일치하는 점이 너무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어, 그 메모가 비교적 보편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 하나하나를 살펴보자.

신문에서는 사과를 한자어라고 제일 먼저 말하고 있다. 과일을 말할 때는 주로 과일을 나타내는 하나의 한자가 있다. 예를 들면 밤은 ()’, 배는 ()’, 감은 ()’, 복숭아는 ()’, 이렇게 한 글자로 되어있는 한자가 많은데 사과는 모래 사()’실과 과()’에서 온 말이다. 호랑이도 범 호()’이리 랑()’으로 된 한자어에서 는 우리말 접미사에서 온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외 도대체(都大體), 안녕(安寧), 양말(洋襪), 미안(未安), 심지어(甚至於), 어차피(於此彼) 등을 제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침저녁은 우리말인데 점심(點心)’은 한자어로 되어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외 필자가 조사한 우리말 같은 한자어를 나열해 본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거의 중간쯤을 말할 때 어중간(於中間)하다고 말하는데 이것도 한자어다. 별안간(瞥眼間), 자세(仔細)하다, 하여간(何如間) 등도 한자어다. 그러나 차라리, 도리어 등은 한자어 같지만 우리말이다. 지금(只今), 색칠(色漆), 의자(倚子), 모자(帽子), 유리(琉璃) 등도 한자어다. 밥은 우리말이고 죽()은 한자어다. 영영(永永), 총총(叢叢), 종종(種種), 차차(次次), 점점(漸漸) 등도 모두 한자어다. 그러나 용용 죽겠지라 할 때 용용’, ‘슬슬 긴다고 할 때의 슬슬은 순 우리말이다. 또 근근(僅僅), 여전(如前), 당당(堂堂)히 등은 한자어다. 내지(乃至), 하필(何必), 무려(無慮), 사소(些少)하다, 수염(鬚髥), 용수철(龍鬚鐵) 등도 한자어다. 그리고 어제와 오늘은 우리말이지만 내일(來日)은 한자어다. 그런데 내일을 말하는 하제라는 한자어다운 순 우리말이 있는데 이 말을 아는 이는 흔하지 않다. 이상과 같은 한자어는 한문 전문 서적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오로지 평소 꾸준한 관심으로 터득할 수 있는 말들이다. 이외 필자가 발견한 특색 있는 한자어를 제시해 본다.

음이 같으면서 서로 반대되는 한자어들이다. ‘함안 ○○○○대회 3연패라는 신문 기사의 제목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잇달아 세 번 우승했다는 말인가 세 번 졌다는 말인가. 잇달아 우승 했을 때는 연패(連覇)’가 되고, 잇달아 지면 연패(連敗)’가 된다. 한글로 표기하면 같은 발음이 한자로 표기하면 서로 뜻이 정 반대가 된다. 신문 기사를 자세히 읽어봐야 이겼는지 졌는지 알 수 있다. 실제 한글 전용 중심으로 신문을 제작하다 보니 이런 제목의 오류가 생긴다. 아무리 한글 전용이 좋지만, 한자를 등한시 하고 제목을 작성하는 언론 기자의 신중한 태도가 아쉽다. 이와 같이 음이 같으면서 뜻은 서로 반대되는 한자어의 유형은 다수 있다. 방화(防火 : 화재를 미리 막음)방화(放火 : 일부러 불을 지름), 수업(受業 : 가르침을 받음)수업(授業 : 가르침을 줌), 과욕(過慾 : 욕심이 지나침)과욕(寡慾 : 욕심이 적음), 부동(不動 : 움직이지 않음)부동(浮動 : 고정되어 있지 않고 움직임) 등이 그렇다. 이런 말은 한자로 나타내지 않으면 뜻을 정확히 전달하기가 어렵다.

음은 같은데 뜻이 다른 훈음을 구분 없이 쓰는 한자어도 있다. ‘떨어질 락()’을 보자. ‘떨어지다는 뜻은 여러 가지다. 한자에서는 이런 뜻이 뚜렷이 구분되지 않는다. 중력에 의한 위에서 아래로 떨어짐을 뜻하는 낙석(落石), 거리가 멀어져 있는 낙도(落島), 선발대회에서 뽑히지 못하는 낙방(落榜) 등과 같이 모두 떨어질 락()’을 쓴다. 이외 가리킬 지()’를 지도(指導 : 가르침)지시(指示 : 가리켜 보임), ‘질 부()’를 부담(負擔 : 짐스러운 책임)승부(勝負 : 이기고 짐), ‘기울 경()’을 경사(傾斜 : 비탈)경청(傾聽 : 귀 기울임) 등으로 한자어를 쓴다.

한글은 소리글자로 그 발음을 글자로 나타내지 못하는 말이 없다. 그러나 그것을 글자로 나타낸다고 한글의 구실을 다한다고 볼 수 없다. 의미가 전달되어야 한다. 한자는 뜻글자다. 한글만으로 나타내지 못하는 의미가 한자와 결합될 때 더욱 함축성 있는 의미로 이해를 돕게 된다. 한자 공부에 관심을 가져 보자. 그것에 심취 할수록 흥미롭고, 어휘를 이해하는 활력소가 된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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