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이게 정의(正義)다

황진원(논설위원)

군북출신/전 장유초 교장

 

 

중국 진(秦)나라에 봉씨(逢氏)란 사람에게 아들이 하나 있었다. 어릴 때는 영리하였는데 어른이 되고 나서 이상한 병이 걸렸다. 흰 것을 보면 검다고 생각하고, 단 걸 먹으면 쓰다고 하며, 좋은 걸 보면 나쁘다고 하는 식으로 모든 것을 정반대로 생각하는 것이었다. 노나라에는 재주 있는 사람이 많다는 말을 듣고, 봉씨는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길을 떠났다. 도중에 노자를 만났다. 봉씨가 아들의 병 상태를 말하자 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어떻게 그대 아들의 생각이 틀린 것을 아시오? 지금 온 세상 사람들이 옳고 그른 것을 구별하지 못하고, 이해득실을 분간하지 못해, 아들과 똑 같은 병에 걸린 사람이 대부분이오. 온 세상이 그대의 아들처럼 되어버리면 그대의 생각이 틀린 것이 되고 말 것이오. 그리고 노나라 사람들은 틀려도 이만저만 틀린 것이 아닌데 어떻게 남의 틀린 것을 바로 잡을 수 있겠소? 차라리 가진 양식을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편이 좋을 것이오.” 노자의 말을 들으면 오늘날의 우리나라를 보는 것 같다. 이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연일 여러 신문에서 쏟아지는 신문기사가 이를 증명해 준다.

지난 6월 1일 A 신문에서 실린 ‘正義가 무너진 사회에 사는 者의 고통’이란 제목의 칼럼을 보자. 칼럼에서는 윤미향을 ‘공사(公私)의 구분이 없는 시민운동, 그것도 우리 역사의 가장 아픔중 하나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자격미달 활동가’로 평가한다. 그런 사람이 누구도 건드리기 어려운 성역이 되고 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까지 되는 것이 우리의 시민운동과 정치 문화의 수준으로 보고 있었다.

칼럼은 또 조국 사태와 연관을 지으며, 조국 내전(內戰)이라 부를 정도의 진영 간 극한 대결은 도덕과 양심, 상식과 정의의 도착(倒錯) 상황이라고 보았다. 정의를 오염시키는 것도 모자라 한명숙 불법 정치자금 재심, 1987년 KAL기 폭파사건 재조사, 6.25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에 대한 현충원 안장 불가론 등의 주장까지 한다면서, 상식과 정의를 다시 세워 과거가 아닌 미래와 싸울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 8일 B 신문에서 실린 “세상 희한하게 돌아간다”란 제목의 사설을 보자. 사설에서는 청와대 특감반에서 유재수 감찰을 담당했던 사무관의 검찰 진술 중심으로 글이 시작되었다. 사무관은 검찰 진술에서 “유씨 감찰을 위에서 중단하라고 해서 어이가 없었다. ‘빽’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는 것 외, 유재수의 비리를 열거하면서 나중에는 영전까지 하는 등 온갖 반칙까지 저지르고도 특혜까지 누린 것을 지적하고 있다.

이어서 황운하 전 울산 경찰청장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혐의가 있는데도 여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 되고, 조국 아들에게 가짜 인턴 증명서를 떼 준 혐의가 있는 최강욱 전 청와대 비서관이 정당 대표가 된 뒤 대통령의 축하 전화와 함께, “검찰 개혁을 함께하자”고 제안까지 받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사법농단 판사들에게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해 국회의원 신분을 개인의 분풀이용으로 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 외에도 윤미향 의원, 조국 전 법무장관, 한명숙 전 총리, 백선엽 장군관계를 거론하며, 여당이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한 이유로 ‘세상 참 희한하게 돌아간다’는 말로 끝을 맺고 있다.

정의(正義)란 무엇인가. 인간의 올바른 도리다. 즉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다. 그렇게 보면 위에서 제시한 신문 기사 내용은 모두가 ‘정의’와 상반되는 ‘불의’다. 이런 추잡한 정치판과 달리 “이게 정의다”고 말하고 싶은 산뜻한 신문기사가 눈길을 끈다.

지난 6월 1일, 인하대는 지난 3-4월 치러진 단원평가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의대생 91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정의로운 행동이 아니다. 그런데 곧이어 지난 6월 3일 부정행위를 한 91명 전원에 대해 0점 처리 했다. 이것이 정의다. 그것도 산뜻할 정도로 신속했다. 잘못을 저지른 자에게 그것에 합당한 조치를 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불의를 정의의 칼로 다스렸다. 학교 당국의 조치에 누구 하나 잘못됐다는 사람이 없다. 해당 학생들도 잘못을 인정하고 불이익을 감수하는 형태다. 인하대의 조치는 변명과 거짓으로 난무한 정치판에 참다운 정의가 무엇인가를 보여준 본보기다.

율곡 선생에 관한 이런 이야기가 있다. 율곡 선생 도포의 앞가슴 부분에 불구멍이 생겼다. 그의 부인은 빨간 불이 구멍을 냈다고 흰 도포에 돈짝만 한 새빨간 헝겊으로 불구멍을 막았다. 그러나 아무도 흉보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장안의 모든 사람들이 앞가슴에 돈짝만 한 헝겊이 붙어있었다. “정의롭지 못한 정치인들이여. 그대들의 모든 행동을 국민들은 본받기 쉽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 높은 지위에 걸맞는, 제발 존경받는 사람이 되기 바란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의견쓰기

작성자 비밀번호
의견쓰기
  • 내용은 200자 이내로 적어야 합니다.
    기사와 무관한 글은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 왼쪽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

포토뉴스

  • 포토뉴스
  • 포토뉴스 더보기

개업홍보

  • 개업홍보
  • 개업홍보 더보기
  •  
  • 오피니언
  • 기획특집

함안맛집

  • 함안맛집
  • 함안맛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