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65>마음이 가장 빠르다

박상래-문화대안학교 교장/본지 논설위원

 

우리의 의사표현을 위한 언어전달과정은 몇 단계를 거친다. ‘사랑한다’의 말을 표현하는 경우라면 먼저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다음은 어휘를 선택한다. 좋아한다고 할지, 항상 그리워한다고 할지. 다음은 문장을 구성한다. 순식간이든 밤새 고민을 하든. 마지막 단계에 발성한다. 말은 뱉어야 말이지 입안에 두면 말이 아니니 말이다. 결국 말의 가장 깊은 곳에서는 마음이 자리를 잡고 있고, 행동이나 표현은 마음먹기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표정도 서운함으로든 따뜻한 배려의 마음으로든 모두 마음이 표현된 것이다.

마음은 가지는 순간에 어떤 외부의 도움도 없이 ‘마음’이 된다. 시험은 경쟁대상자의 수준이나 응시인원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신의 노력이 크고 실력이 또한 높아도 절대적 조건으로 합격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자신의 실력이 높아도 상대의 벽을 넘지 못하면 실패하지만 마음은 자체만으로도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말의 표현과정처럼 마음에만 머물러 있고, 발설하여 표현하지 않는다면 말이 아니다. 마음도 가슴에 묻힌 채 표현하지 않거나 행동하지 않으면 제 마음일 뿐 너의 마음도 우리의 마음도 되지 못한다. 실천력 있는 사람은 마음과 행동의 붙어 있다. 그래서 경솔해질 수 있는 폐단도 있겠지만 남을 돕고 배려하는 일에 망설이거나 미적댄다면 마음은 그저 마음일 뿐이다.

수행을 헤치는 세 가지로는 탐, 진, 치 곧 탐욕, 화냄, 어리석음이 있다. 그러나 이것을 범부로서는 당연히 지니고 사는 조건인지 모른다. 그만큼 벗어나기 힘든 경지인 것이다. 이 삼독(三毒)을 극복했다면 이미 높은 경지에 다다른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특히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원동력인 욕심을 버리고 갖가지의 탐욕을 벗어날 수 있다니 말이다. 그런데 이 욕심이 상대방의 욕심과 상충하면 초조하고 불안하고 미움을 갖게 된다. 초조는 성취의 결과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부정적인 결과에 예측이 더 쏠리면 불안을 동반한다. 그러나 그 초조가 바라는 대로 해결되었을 때는 초조와 불안은 충분히 보상을 받는다. 결과의 과정에 수긍하지 못하여 생기는 분노는 판단에 대한 객관성을 인정할 수 없을 때 극대화 된다. 그리고 욕구를 성취하지 못하는 고질적인 자신을 발견할 때 열등해지고, 성공률이 높을 때는 교만에 빠지게 된다. 집중하였는데도 결과를 추출하지 못했을 때는 과정에 대한 반성과 재검토가 있어야 하는데 집착으로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어두운 마음들이 생기기 전으로 되돌아가서 명상하면서 일의 근원을 생각하고 자신을 어리석음으로부터 일깨워서 욕심 성취를 위해 재진입해야 한다. 봄을 기다리는 나무처럼 얼어붙은 검은 색의 겨울들판에서 꿈을 꿨던 저 풀처럼 확신의 미래를 기대해야 한다. 스스로가 이러한 일을 병행할 때 이웃과 친구로서의 우리는 진정한 염려를 보내고 지혜를 보태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분노는 연민으로 극복하고, 다름을 인정하여 하나가 되는 것이다. 좌절한 가족에게는 용기를 주어 희망으로 가는 길을 함께 해야 한다.

가는 마음도 있고, 오는 마음도 있다. 오는 마음으로는 가는 마음이 있어서 보답으로 오는 경우도 있고, 느닷없이 받는 마음도 있다. 곱게 오가는 마음이 있는가 하면 살벌한 마음이 오가기도 한다. 내 마음 따라 상대방의 마음도 정해지고 변한다. 사랑의 마음을 주저했다가 아쉬워하거나 후회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되돌아 올 마음 미리 기대하지 말고 보내는 마음이 먼저다. 물건처럼 형태도 없고 잡히지도 않는 마음이지만 마음만큼 빠른 것이 있던가? 많은 이웃은 바이러스의 만행으로 불안과 초조 그리고 좌절하고 있다. 스스로도 온통 상처일지라도 친구에게 이웃에게 우선 마음부터 보낼 일이다. 물질적인 정성에 함께 싸서 보내면 더욱 소중한 마음으로 전달될 수 있다. 그렇다고 마음 없는 물질의 의미는 없으니 본질은 역시 마음임을 우리는 안다. 오는 마음 기대하지 말고 주저하지 않고, 느닷없이 보일지라도 마음을 보내며 우리들은 서로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자.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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