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로또’가 안겨준 비극

황진원(논설위원)

군북출신/전 장유초 교장

 

  

세 젊은이가 숨이 끊긴 채 길가에 널브러져 있었다. 한 사람은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르고 있었고, 나머지 둘은 아무 상처 없이 죽어있었다. 세 사람 옆에는 주먹만 한 금덩이가 놓여있었다. 이들이 숨을 거둔 사연은 이러하다.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다가 우연히 금덩이 하나를 발견했다. “우리 함께 발견했으니 공평하게 삼등분하자.” 세 사람은 그렇게 하기로 하고 기쁨을 나누기 위해 술을 한 잔 하기로 했다. 한 친구는 술을 사러 주막으로 달려갔다. 술을 사가지고 돌아오는 길에 그는 이런 생각을 했다. ‘저 두 놈만 없애버리면 금덩이는 내 것인데….’ 욕심이 생긴 그는 술에 독약을 넣었다.

한편 술을 사러간 친구를 기다리던 두 친구도 똑 같은 흑심을 품고 있었다. “그 친구를 없애버리면 우리 둘이서 금덩이를 반으로 나눠 가질 수 있을 텐데….” 듣고 있던 친구도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술병을 들고 오는 친구를 보자마자 돌로 머리를 쳐 죽였다. “이제 우리 둘이서 축배를 드세.” 두 사람은 독약이 든 술을 나눠 마셨다. 사이좋던 세 친구는 뜻밖의 금덩이 횡재로 목숨까지 잃고 말았다.

작년에 창원 성산구에서 있었던 사건이다. 노점상으로 근근이 생활하던 부부는 작년 1월 로또 1등에 당첨됐다. 경제적으로 어렵던 부부에게 7억 8천만원의 거액이 생겼다. 그 후 남편은 지속적으로 아내를 무시하고 폭언을 가했다. 날이 갈수록 남편에 대한 아내의 감정은 쌓여만 갔다. 어느 날 남편이 아내인 자신도 모르게 땅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부간의 말다툼이 벌어졌고, 남편은 망치를 들고 나와 아내를 위협했다. 그러자 아내도 가만있지 않았다. 입으로 남편의 손을 깨물어 망치를 빼앗았다. 그리고는 망치로 남편의 머리를 내리쳤다. 남편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살려달라’는 남편에게 20여 차례나 공격했다. 결국, 남편은 죽고 말았다. 구속된 아내에게 창원지방법원은 지난 5월 7일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딛고 오순도순 잘 살아가던 한 가정에 뜻밖의 로또 1등 당첨이 준 결과다.

작년에 전북 전주에서 있었던 사건이다. 형 A 씨는 약 10년 전 로또 1등에 당첨됐다. 당첨금으로 8억 원을 받아 1억 4천만 원을 동생에게 주었다. 동생은 그 돈으로 집을 사는데 보탰다. A 씨는 당첨금 일부를 투자해 식당을 운영했는데 잘 되던 식당이 문을 닫아야 할 처지가 되었다. 할 수 없이 동생 집을 담보로 은행에 4천 6백만 원을 빌려 재기를 노렸지만 대출금 이자도 내지 못해 동생과의 다툼이 잦았다. 전화상으로 말다툼을 하던 A 씨는 동생이 운영하는 가게로 찾아갔다. 시장 상인들이 보는 앞에서 “네가 대출금을 갚아라” “왜 내가 갚아” 하고 고성이 오고 갔다. 결국, 가게 앞 도로에 내 던져진 동생은 형이 찌른 흉기에 피를 흘리면서 죽고 말았다. 우애가 남달랐던 형제였지만 로또 1등 당첨의 결말은 이러했다.

이와 같이 희극으로 시작되어 비극으로 끝나는 로또 스토리는 무수히 많다. 외국의 사례를 인용한 어느 글에서 음주, 도박, 폭행 등의 일탈행동(逸脫行動)으로 5년 안에 당첨금 전액을 탕진하는 경우도 흔히 있으며, 부부 이혼까지 이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10년 안에 당첨금의 16%만 남고 나머지는 탕진해 버린다는 통계도 있다. 심지어는 로또 당첨자의 3분의 1은 파산한다는 통계도 보인다. 로또 당첨자의 63%는 가난한 사람이라고 한다. 생활이 어렵다 보니 로또를 통해 인생 역전을 꿈꾸는 것이 로또에 도전하는 동기가 아닌가 싶다. 어렵게 한몫 잡았다면 알뜰히 재물을 지켜야 할 것인데 흥청망청 낭비해 버리는 것도 문제다. 이루지 못한 욕구 충족에 눈이 멀어버리는 것일까. 로또 당첨은 축복이 아니고 저주다. 다음 이야기와 비교해 보자.

중국 위나라의 이야기다. 부부가 나란히 기도를 했다. 아내가 이렇게 기도했다. “바라옵건대 백 필의 베를 얻도록 해 주십시오.” 남편이 물었다. “왜 그렇게 적게 바라지?” 아내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보다 더 많게 되면 당신은 첩을 얻게 될 테니까.” 우리나라에는 ‘형제투금(兄弟投金)’이 유명하다. 길을 가던 두 형제가 각각 금덩어리를 주웠다. 강을 건너다 동생이 금덩어리를 물에 던져 버린다. ‘혼자 갔더라면 금덩어리가 둘 다 내 것이다’는 못된 생각으로 형을 미워할 것을 염려했다. 형도 같이 버리면서 황금보다 더 소중한 형제의 우애를 다진다. 모두 분수가 넘치면 닥칠 일을 알고 있다.

노자는 ‘만족한 자가 부자다(知足者富)’고 했다. 공자는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過猶不及)’고 했다. ‘지나친 행복은 재앙을 부르는 원인이 된다(福過禍生)’는 말도 있다. 물질적 만족은 끝이 없다. 정신적 만족만이 물질적 욕망을 잠재운다. ‘멈출 줄 알면 위험한 일을 당하지 않는다(知止不殆)’고 했듯이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제 분수껏 살아가자.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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