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59>성격과 지능

박상래-문화대안학교 교장/본지 논설위원

 

각자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스스로는 참거나 드러내지 않아도 알 수 있지만 타인은 반복적 관찰이나 체험의 결과로 귀납적 판단을 하게 마련이다. 스스로 잘못을 인지하면서도 동일한 범죄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법률적으로 단죄를 하지만 사소한 잘못을 알면서도 반복하는 것은 묵인하는 경우가 많아 그 반복성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렇게 크고 작은 잘못을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경우의 원인을 습관이나 환경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도벽이 잦은 행동, 화를 참지 못하는 성격, 인자한 성격 등이 누구를 닮았다거나 주변의 환경 때문으로 규정한다.

젖소 목장의 울타리 기둥사이를 가는 철사로 쳐 놓고 전류를 흐르게 하면 호기심으로 슬쩍 건드려보다가 깜짝 놀라게 된다. 다음날도 전류가 흐르게 해 놓으면 또 호기심이 생겨 슬쩍 건드려 볼지 모른다. 이때도 깜짝 놀랄 것이고 이 전선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지혜가 생기기 시작한다. 만약 세 번째 이후는 더 이상 그 전선을 건드리지 않아야겠다고 완벽하게 학습되었다면 이후에는 전류를 흐르게 하지 않아도 전선 근처는 아예 가지를 않아서 근처에는 먹이인 잡초가 고스란히 보존될 것이다. 전선을 처음 건드린 것은 호기심 많은 젖소의 성격이다. 그래서 처음 받은 지식이 두 번째 지식을 보태어 지혜가 되었다면 우둔함이 아니라 높은 지능을 가졌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그런데 여러 번을 반복해서 호기심을 발휘한다면 성격을 탓할 것이 아니라 지능의 문제로 규정할 것이다.

쓰레기나 꽁초를 길에다 버리는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은 남을 배려하지 않는 성격 때문일까? 인지나 판단능력이 낮은 지능 때문일까? 술에 취하여 주변사람을 아랑곳하지 않고 큰 소리로 이야기하고 종업원의 제지에도 잠시 후 다시 목소리가 높아져서 시비가 일어난다면 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성격이 나빠진 것인가? 지능이 일시 저하된 것인가? 그 원인을 성격으로 본다면 고쳐질 수 있는 것이고, 지능으로 본다면 근본적인 문제라서 쉽게 고쳐질 수 없는 문제이다. 이렇게 쉽게 고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성격과 지능으로 구분한다면 습관적 반복으로 고칠 수 없는 것은 지능의 문제로까지 확대된다. 성격의 반복으로 지능으로 고착화된다는 것이다.

정치에서 서로의 공격용으로 사용하는 ‘발목잡기, 촛불 집회, 날치기 국회’, 청문회에서의 임명 결격사유가 될 수 있는 ‘위장전입이나 부동산 투기’ 등은 동시에 방어대상의 약점이다. 여당이 야당이 되었을 때의 말은 야당이 여당이 되었을 때도 같이 사용한다. 국민들이 볼 때는 같은 상황이라 생각하여 이현령비현령의 모순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한사코 다른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동조하여 객관적 상황을 중시하는 법조인도 자기 편들기에 여념이 없다. 방송에 출연한 토론자들은 자기 진영을 대변하려는 각오를 끊임없이 보여준다. 잘못을 알면서도 스스로 약점을 드러낼 수 없으며, 법원의 최종 판결이 있어도 인정하지 않는 것을 보면 자칫 명확한 선악의 문제도 부인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상황은 꼭 같고 여당이 되었을 때와 야당이 되었을 때만 다른데 같은 말로 공격과 수비용으로 함께 쓰고 있으니 지능의 문제인가? 상대의 말은 그른 주장이라 무조건 듣기 싫은 성격의 문제인가?

이런 꼴사나운 성격이 반성을 통해 도덕적이고 이성적 기준과 품격을 갖추면 성품이 된다. 낮은 지능에 학습을 더하면 지혜가 발생한다. 잘못된 행동을 보고 그 사람의 성격이겠느니 하면서 너그럽게 이해해야 하는 상황인지, 잘못된 가치관이나 판단에서 오는 것이라서 교육과 교정이 필요한 것인지는 구분해야 한다. 객관적으로 높은 지적 수준을 가졌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명백한 잘못을 인정하지 않거나 행동적 모순을 혀의 놀림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것은 성격이 아니라서 교육의 대상이다. 그 교육의 대상인 피교육자를 국민이 따끔한 여론으로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4월 총선 딱 하루이다.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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