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양신문

18.하늘나라 선녀들의 만물상 기행

하늘나라이어요.

나래, 여울 그리고 달래 세 선녀가 하느님 앞에서 간곡한 청을 드리고 있었어요. 세 선녀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나래 선녀가 그들의 바라고 있는 바를 하느님에게 어렵게 말을 하였어요.

“하느님, 저희 세 선녀가 금강산 만물상의 경치를 보고 오려 하오니 허락하여 주실런지요.”

하느님은 묵직하게 한 마디 했어요.

“너희들은 종종 금강산에 갔다 오지 않았느냐?”

하느님은 그 말을 하면서 둘째 여울 선녀에게 눈길이 머물렀어요. 하느님은 여울이의 눈빛을 보고 알지 못할 고뇌의 빛을 띠면서 조용히 눈을 감았어요.

“예 그러하오나, 그것은 하느님의 말씀으로 금강산 일 을 살펴보고 오라는 말씀 때문에 갔지만, 솔직히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만물상을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구나. 알았다. 금강산에는 마귀할멈도 있고 위험한 일도 많으니 큰언니인 나래 네가 책임지고 갔다오너라. 특히 여울이가 어찌 좀 불안하구나.”

여울이가 하느님 잎에서 자기 이름을 들먹이자, 여울이는 가슴이 철렁했어요.

세 선녀는 하느님의 허락을 받자, 새장 안의 새가 세장을 벗어나는 것만큼 좋아 어쩔 줄을 몰랐어요. 세 선녀는 하느님에게 다소곳하게 절을 올리고 하느님 앞을 나왔어요.

세 선녀가 하얀 날개옷을 입고 구름다리를 타고 금강산 만물상 천선대에 내렸어요.

세 선녀들은 하느님에게 처음으로 금강산 나들이를 허락 받았기 때문에 금강산에 소풍을 나온 기분이었어요.

세 선녀들 중에서 가장 말이 많은 선녀는 막내 달래였어요. 다른 언니 선녀들이 말을 할 기회를 주지 않고 자기 말만 늘어놓았어요.

“언니들아, 이 천선대부터 잘 보아야 해. 이 천선대는 온통 화강암이란 바위로 된 것인데, 앞 쪽이 무엇에 뭉텅 잘려 나간 것 같은 어마어마하게 높은 벼랑인데, 이것이 만물상의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어, 만물상의 뛰어난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야.”

“크으- 막내 너는 너무 말이 많아. 둘째 여울이는 어디가 좋아?”

“큰언니야, 나 여울이는 이곳 천선대에 내려 올적마다 나도 이곳에 한 봉우리로 남고 싶어”

“뭐? 너 큰일 날 소리 하는구나. 하느님께서 아시면 혼이 난다. ”

막내 달래도 여울 선녀를 핀찬 주며 큰언니 편을 들었어요.

“여울 언니는 문제가 많아, 좋은 경치 보면 그곳에 머물고 싶어 하지를 않나, 귀여운 사슴들을 보며 그 사슴과 어울려 놀려고 하지를 않나, 예쁜 새들을 보면 그들의 소리를 흉내 내며 함께 놀려고 하지. 그러다 하느님이 아시면 쫓겨나겠다.”

“뭐? 쫓겨나?”

여울 선녀가 화가 나서 달래를 쬐려 보았어요.

“아서라. 왜들이래. 오래간만에 나들이를.”

큰언니 나래 선녀는 간이 덜컥하였어요. 만약에 세 선녀 중에서 어느 한 선녀라도 하늘나라에 돌아가지 않으면 큰언니인 나래 선녀가 그 책임을 쳐야 하니까요.

토라진 것 같은 얼굴을 한 여울 선녀가 하얀 날개옷을 하느작거리며 만물상 기행을 즐겁게 하려고 자신이 마음을 숨겼어요. 여울 선녀 뒤로 아슴하게 그린 듯이 보이는 상등봉, 옥녀봉, 영광봉, 관음련봉, 세존봉, 멀리로는 집선봉, 채하봉들이 병풍처럼 펼져지고 있었어요.

여울이 선녀가 무엇을 생각했는지 아주 밝은 표정이 되어 만물상 경치를 설명하려고 했어요. 그의 마음속에는 오직 한 가지, 이곳 만물상 골짜기에 하나 ‘여울이 선녀 바위’로 남고 싶은 소망이 꼬무작이고 있었어요.

여울이 선녀는 자기 혼잣말로 중얼거렸어요.

“내가 이렇게 만물상 구석구석을 살피는 것은 내가 서 있을 여울이 선녀 바위가 설 곳을 찾는 거야. ㅎ ㅎ ㅎ”

그런 여울 선녀에게 큰언니 나래가 아픈 침을 주듯 톡 쏘며 말했어요.

“야아! 여울아, 뭐해? 네가 본 만물상 중에서 가장 좋은 곳을 말해야지. 하느님께 오늘 너희들 말한 것을 보고 할 거야.”

“하느님께 보고? 나 여울이는 그런 것 겁이 없어요. 언니.”

“너, 여울이 정말? 큰언니에게 혼날래?”

그 말에도 여울 선녀는 겁을 내지 않고 생글생글 웃으며 만물상 경치를 설명했어요.

“잘 보아요. 내가 만물상 중에서 가장 눈여겨보는 것은 오봉산으로 불러오는 우의봉, 무애봉, 천진봉이 있지요. 이 봉우리들은 그 이름마다 아름다운 전설이 숨어 있어요. 하늘을 떠받들고 서 있는 천주봉이 있지요. 천주봉 그 말만 들어도 얼마나 봉우리가 웅장한지 알겠지요. 천주봉은 하늘을 받치고 있는 기둥이란 뜻이니 그 봉우리가 얼마나 어머어마 한지 알거예요. ”

달래 선녀가 여울이 선녀에게 샘이라도 내듯이 간들어진 목소리로 생글거리며 말했어요.

“여울 언니는 언제 만물상을 그렇게 자세히 보았어요.?” 여울 선녀는 마음속으로 그런 달래를 무시라도 하듯이 중얼거렸어요.

“이것아. 나는 이곳 만물상에 살기 위해 얼마나 구석구석을 살피고 있는지 알아?”

나래 선녀는 여울 선녀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있기라도 하듯이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어요.

“자아- 계속할게요. 여울이의 만물상 기행이 계속됩니다.

이쁘장한 천녀봉을 눈 여겨 보십시오. 이 봉우리가 우리들을 닮은 봉우리이지요. 글자 그대로 ‘천-녀-봉’ 하늘의 선녀봉우리이지요. 이 봉우리들은 제각기 사람 모양을 하고 제 모습을 하고 병풍처럼 둘러 있어 이곳의 경치를 독차지 하는 것처럼 어우러져 있어요.“

그때, 큰언니인 나래 선녀가 여울 선녀의 마음속을 콕 지르듯이 말했어요.

“여울 선녀야, 너 이 천녀봉에 살려고 그러는 것은 아니지?”

“크크크 언니는 남의 마음을 읽은 데에는 천부적인 재주를 타고 났다니까. 나래 언니, 걱정 아니 해도 되어요.”

‘ㅎ ㅎ ㅎ 저 꿍꿍이속을 누가 알아.’

그 다음 경치 앞에 서자, 여울이의 눈이 무척 반짝이며 빛을 내었어요. 만물상 경치를 설명하는 데에는 여울이를 당할 사람이 없었어요.

“이곳의 경치는 하얀 화강암 바위가 이루는 경치의 절정이지요. 옥을 부어 연꽃을 피웠는지 아니면 백옥을 갈아 다듬어 에리한 칼끝으로 다듬었는지 아니면 수정 기둥에 눈꽃이 피고 그도 아니면 서리꽃이 하얗게 서렸는지 그 자태가 이 세상에서 따를 수 없는 조각 작품이지요.”

여울이의 설명은 계속 되었어요.

“저 하얀 화강암 바위들의 형상을 보십시오. 흰 돌이 수없이 머리를 쳐들고 발돋음 하면서 어깨를 비비며 겹겹으로 층을 지어 움찔거리는 저 웅장한 사자, 곰의 형상을 보십시오. 그 주변으로 병풍처럼 에워 싼 바위들은 성벽처럼 보이지요.”

여울 선녀의 설명이 뜨겁게 타 오를수록 큰언니 나래 선녀의 수심은 깊어갔어요.

“저 여울이는 분명 위험한 선녀이구나.”

“나 여울이는 적어도 이런 아름다운 곳에서 바람소리, 새소리를 벗 삼으며 노래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해. ”

“와! 여울이 언니 대단하다. 나 달래는 감히 흉내도 내기 어렵군,”

큰언니가 달래에게 묵직하게 말했어요.

“달래야, 네가 설명을 해봐라.”

“안 돼. 나 자신 없어.”

“ 크크크 큰언니 나, 여울이가 설명을 할게. 이 곳 골짜기는 연꽃 골짜기이야. 하얀 안개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 오르면 그 안개와 구름 그리고 그 천만송이 연꽃봉우리가 마치 숨바꼭질이라도 하듯 구름 속에 솟아올랐다 숨었다하는 기이한 현상은 그대로 절경이이지.”

이때, 큰언니 나래가 나섰어요.

“여울이의 설명이 대단하군. 그 연꽃봉우리를 보면서 한 시인이 이렇게 읊었지. ‘사람들이여! 금강산의 산악 풍경을 어이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금강산의 대자연을 묻지마라. 눈으로도 마저 다보지 못하거늘 어찌 이것을 입으로 말할 수 있으랴. 여기 와서 눈에 담아가게나.’”

큰언니의 시를 듣고 동생 선녀들이 놀라며 큰언니를 우러러 보았어요.

‘와! 큰언니 언제 그렇게 그 시를 알았을까?’

큰언니가 두 동생 선녀들의 눈길을 받으며 흐뭇해하며 말했어요.

“자- 자유 시간이다. 너희들도 이 만물상에 와서 아무에게도 관섭 받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다. 저 하늘의 태양이 서산에 기울 쯤 노을이 바알갛게 물들 쯤, 이곳 천선대에 다시 모이자.”

큰언니의 그 말을 듣자, 가장 기뻐한 선녀는 여울 선녀였어요.

‘만세다. 얏호! 만물상의 자유. 내가 얼마나 듣고 싶은 말이었는지 모른다. 큰언니 만세!“

여울 선녀의 뛸 듯이 좋아하는 그 모습을 보고 큰언니가 깜짝 놀랐어요.

“앗차, 실수! 이를 어쩌나? 여울이가 혹시라도!”

여울 선녀는 그런 큰언니에게 손을 흔들고 날개옷을 하느작이며 자기만의 만물상 기행에 나섰어요.

여울 선녀는 만물상에서 이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싶었어요. 아무에게도 관섭을 받지 않고 이 아름다운 만물상을 선녀의 날개옷을 입고 수영하듯이 떠다니며 하나하나 눈 속에, 마음속에 담아 두고 싶었어요.

“아, 저 만물상의 화강암 바위를 봐라. 어떤 것은 웅장하고 그 아래 있는 방울 같은 바위는 샐쭉 토라진 것 같으며, 그 곁에 있는 바위 모습은 간드러지게 웃는 아가씨같이 곱다가 시간이나 날씨에 따라 변화무상한 모습은 자연의 조화를 울음처럼, 웃음처럼 새겨두고 싶어라.”

여울 선녀는 그러한 기기묘묘한 하얀 바위들을 보다가 이런 깊은 생각에 잠겼어요.

“바위가 세상만물을 닮았는지 아니면 세상만물이 이 만물상에 와서 제 모습을 벗어 놓고 갔는지 알 수 없지만 이 만물상의 경치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닮지 않은 것이 없구나.”

여울 선녀는 그 아름다운 경치 하나하나에 이름을 불러주며 작은 손으로 사랑스런 자신의 몸처럼 경치를 어루만지듯 했어요.

노을이 만물상을 바알갛게 물들어가기 시작했어요.

그때였어요.

천선대에서 큰언니의 나래 선녀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여울아, 하늘나라에 올라갈 시간이다.”

“여울 언니야, 하늘문을 닫을 시간이다.”

여울이는 그 소리를 들었지만 대답을 할 수가 없었어요. 만물상 그 숱한 바위에 바알간 노을이 물을 들이자, 그 형형색색 기이한 형상들이 살아나서 움찔거리며 여울 선녀를 향해 손짓을 하는 것 같았어요.

‘아! 저 아름다운 경치에 취하여 일어나기기 어렵구나. 차라리 이곳에 하나의 돌이 되어 머무르고 싶구나.“

수십 길, 수백 길 솟고 솟아올라, 서로 키돋음 하는 것 같은 저 묘한 형상들, 그 높은 절벽 끝자락마다 무엇인가 올라 앉아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듯이 손을 아련히 흔드는 저 모습들이 여울이 선녀를 꼭 잡고 놓아주지를 않았어요.

가장 아름다움 앞에서면 본연의 자기와 만난다고 하지요. 여울 선녀가 울먹이며 그 만물상 경치 속에 묻히고 싶었어요.

“높은 절벽과 넓은 바위판, 길고 굵은 돌기둥에 아름다운 나무와 꽃들이 수를 놓은 듯이 기기묘묘한 그 모양 천태만상이 천연조화물이 하나의 커다란 만화경을 이룬 것 같구나.”

여울 선녀도 그 만물상 속에 하나의 바위로 앉아 노을에 서서히 물들어 갔어요.

하늘나라이어요.

나래 선녀는 달래 선녀와 함께 하느님에게 가서 울먹이며 금강산 여행 보고를 했어요. 하느님은 벙긋이 웃으며 두 선녀를 위로 했어요.

“모든 것은 길이 있느니라. 여울 선녀가 내 앞을 나가 금강산으로 내려 갈 적에 여울이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이미 나는 알고 있었다.”

하느님, 나래 그리고 달래의 귀에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왔어요.

조현술 논설위원

더함안신문(theha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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